[뉴스] AI는 누굴 뽑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

[뉴스] AI는 누굴 뽑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

서울의 4년제 대학 입학사정관 경험이 있는 한 교육자는 입시철을 ‘전쟁’이
라고 기억했다.

“많게는 수천 명의 자소서를 몇 명 안되는 사정관들이 나눠서 읽다 보면 솔직히 방금 본 자소서가 기억에 잘 안 남을 때도 있습니다. 자소서 간에도 별 차
이가 안 나다 보니 읽은 것을 또 읽고 있는 기분이 들 때도 많아요. 나름대로 평가 기준이 있어 정확한 평가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주관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30대 대기업에서 손꼽히는 한 기업 인사담당자로 일했던 임원 역시 ‘자소서 읽기’의 고충에 대해 토로했다.

“가끔씩 자소서를 통해 어떻게 인재를 선발하나 막막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인사담당자라는 것을 알게 된 친구나 선후배들이 ‘어떤 자소서가 좋은 자
소서냐’ ‘어떻게 쓰면 합격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뻔한 대답을 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사담당자의 눈에 들어오는 자소서를 쓰라’는 게 최종 결론이었습니다. 그게 뭔지는 때에 따라 다르지요.”

자기소개서, 보통 줄여서 말하는 ‘자소서’는 이제 거의 모든 입학·채용 전형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짧고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 속에서 자신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소개하는지를 평가하는 자소서는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자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신입공채에 지원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취업준비생(66.7%)이 공채를 준비하며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했다’고 응답했다. 취준생들이 얼마나 자소서 작성에 공을들이는지 알게 하는 응답이다. 반면에 늘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이 자소서 전형이다.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도 정확하지 않을 뿐더러 모든 자소서가 입학·채용담당자에게 면밀하게 검토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채용 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자는 생각은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단기간에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AI가,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길러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미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다. 구글이나 우버 같은 글로벌 IT 기업은 10여년 전부터 AI 기술을 채용 과정에 도입해왔다. 한국에서도 롯데그룹과 SK하이닉스에서는 AI를 활용해 서류 심사를 했다.

AI가 채용 과정에 도입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 그에 대한 개념을 익힌 사람도 드물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를 보면 ‘AI 채용 전형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취준생은 64.8%에 달했지만 ‘준비하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준비를 못 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그 절반(53.2%)을 넘었다.